2019.2.4(월)
오늘도 하루 종일 일정이 빡빡합니다.
가야 할 곳은 바로 바로 아프리카 대륙 ㅋㅋㅋ
아프리카가 옆집 드나들듯이 쉬운 곳은 절대 아니죠.
사하라사막, 세렝게티 등 아프리카 대표 관광지로 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잠시 아프리카에 발만 담갔다가 나오려고 합니다.
방문할 아프리카는 모로코 탕헤르.
탕헤르는 스페인 최남단 타리파에서 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내 생에 아프리카 갈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네요.
탕헤르 당일치기에 도전해 봅니다.
아프리카까지 갈려면 갈 길이 멉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7시에 숙소에서 출발합니다.
7시 너무 이르지 않냐고요?
아닙니다. 아침에 치러야 할 전쟁이 남아 있었거든요.
그것은 바로 호텔 주차장에서 차 빼기.
들어올 때 정말 진땀 뺐던 그 기억이 생각나서 나갈 때도 두려움에 차 있었죠.
이 어두컴컴한 오르막길입니다. ㅋㅋ
의지의 한국인. ^^
내려갈 때보다 올라올 때가 좀 더 수월하더군요.
중립하면 뒤로 내려가니까 후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순조롭게 차를 뺀 후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라나다에서 타리파까지는 280km 3시간이 소요됩니다.
12시 배를 탈려고 하는데 충분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갑자기 타이어 공기압 체크 알람이 뜨는 것입니다.
헐~~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예전에 아이슬란드에서 타이어 펑크난 기억이 있어서 설마~~~
즐겁게 여행만 하다가 가려고 했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이~~~ ㅠㅠ
잠시 괴로웠으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
아하~~ 내겐 타이어 펑크 수리 키트가 있었지~ ㅋㅋ
혹시 몰라서 한국에서 사 왔었거든요. ㅎㅎㅎㅎ
주유소에 일단 차를 세웁니다.
트렁크에서 펑크 수리 키트를 꺼내 한손에 들고 두눈 부릅뜨고 여기저기 찾아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타이어가 시커멓기만 하지 어디 나사 박힌 곳이나 바람 빠지는 곳이 없네요.
힝~~ 이를 우째~~ 아무리 봐도 내가 직접 빵꾸 때우기는 어려운 듯~~ ㅠ
금방 포기하고~~ ㅋㅋㅋ
아무래도 근처 정비소에 가야겠다 싶어 몸짓 발짓으로 주유소 직원에게 가까운 정비소를 물어보니
그 직원도 손으로 타이어를 부풀리는 시늉을 하며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바람 넣는 기계로 오라고 하네요.
오~ 잘생긴 청년이 친절도 하셔라~~~
직원이 샤라라라라~~ 바람을 넣고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보니...
우와~~~ 진짜 거짓말처럼 공기압 체크 알람이 없어졌네요~~~ 예스~~!!!
타이어가 펑크 난 게 아니라~~ 차를 많이 타다보니 자연적으로 조금씩 바람이 빠져서
적정 기준보다 공기압이 떨어진 거였네요.
운전 경력 20년인데 이런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ㅋㅋ
한국에서는 정비소 갈 때마다 직원이 공기압 맞춰주니까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렌터카는 관리를 안 해 주니까 공기압이 서서히 빠지나 보네요 ㅋㅋㅋ
역시 우리나라가 짱입니다. ^^
그 스페인 청년은 정말 친절했어요.
4개 타이어를 다 공기압 확인해 주고~~
그 청년이 공기압 봐 준 이후로 렌터카 반납할 때까지 타이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얏호~~
너무 고마워서 그 청년에게 10유로를 줬는데
안 받겠다고 한사코 거부했는데 결국에는 마지못해 받더군요.
사실 그 청년 아니었으면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엄청난 손해를 봤을 것입니다.
10유로도 아깝지 않죠.
또 다시 열심히 달리는데 현대자동차를 싣고 가네요. 많이 팔렸으면 좋겠네요.
아 그런데 타이어 공기압 사건 때문에 시간이 엄청 지체됐습니다.
12시 배를 탈 수 있을런지~~ 많이 걱정하면서
엄청 질주하고서는 주차장에서 항구까지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었습니다.
다행히 배는 잘 탔네요 ^^
마침내 도착한 타리파 항구
스페인에서 모로코로 가는 항로는 2개가 있습니다.
1. 타리파 - 탕헤르
2. 알헤시라스 - 탕헤르메드
탕헤르메드는 모로코에서 새로 만든 항구인데, 도심에서 버스로 1시간 가량 소요됩니다.
알헤시라스가 좀 더 큰 규모라 알헤시라스에서 출발하는 배편이 더 많지만
탕헤르메드는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때문에 타리파에서 배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타리파에서 탕헤르로 가는 배 회사는 TRS와 인터쉬핑이 있습니다.
TRS가 좀 더 큰 회사인 것 같은데
우리가 출발하는 시간에는 인터쉬핑이 운항해서 인터쉬핑 배를 탔습니다.
왕복 어른 58유로, 어린이 25유로
항구라서 그런지 출국심사가 공항보다 훨씬 간단하네요. ㅋㅋ
그닥 검사하는 것도 없고 그냥 여권에 도장만 찍어줍니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 혹시 배 놓칠까봐 뛰어갔는데...
12시가 지나도 배가 출발을 안 합니다. 괜히 뛰었어요 ㅋㅋㅋ
가자~~ 아프리카로~~
의자는 많은데 승객은 별로 없네요. 겨울이라 그런가 봅니다
모로코 입국심사는 항구에서 하지 않고 배에서 이루어집니다.
아주 간편하고 좋쥬?
맘에 듭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아이들이 배멀미는 하지 말아야 할 텐데~~~
모로코 출국신고서(왼쪽)와 입국신고서(오른쪽)
입국심사 대기줄
이제 시간도 남는데 갑판 위로 올라가 봅니다
물살을 가르며 지브롤터 해협을 건넙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의 바다입니다. 뭐 동해랑 똑같네요 ㅋㅋ
아니~ 이것은~~ 조앤롤링이 그리핀도르 기숙사 계단을 고안해내는데 도움을 줬다는 바로 그~~~ ㅋㅋㅋ
캐리어는 모두 여기에다 보관하나 봅니다. 분실의 우려가 있겠는데요. 택도 안 붙어 있네요.
오~ 이제 드디어 아프리카대륙이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신비한 아프리카에 있는 저것은~~ 바로~~ 아파트~!!! @,.@ ㅋㅋㅋ
문이 내려가고 있어요. 차보다는 사람이 먼저~~
진짜 아프리카에요. 글자를 보세요. 싸인 같아요. ^^
탕헤르 항구를 나서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모로코 삐끼 떼거지들이 들어붙습니다.
휴대폰 상점, 관광지 음식점 호객행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삐끼들은 관광객에게 끝없이 말을 걸어오는데 무시하고 걸어가도 끝까지 따라옵니다.
삐끼를 따돌리려면 한참을 앞만 보고 걸어가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모로코 관광의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를 향해 말 걸고 다가오는 삐끼들이 무섭다고 막내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삐끼가 한둘이어야 안 무서운데 엄청나게 많은 삐끼들이 두려운 막내는 누가 여기 오자고 했냐며
구경하기 싫다고 빨리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자고 떼를 쓰는 게 아니겠어요? 헐~~
그런 막내를 달래며 메디나로 향했습니다.
수많은 삐끼들을 따돌렸나~ 싶다가도 앞에 보면 또 저렇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페인으로 가는 배 매표소. TRS와 인터쉬핑이 있네요.
모로코 도시의 구 시가지를 일컫는 메디나로 들어가는 입구
건물 벽에는 광고 같은 멋진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이슬람 국가라서 아치형태 문이 많이 보이네요. 건물도 예쁘고요~
메디나는 이렇게 좁은 골목길 양 옆으로 하얀 집들이 지어져 있습니다.
기념품 가게에 태극기가 있네요 ^^
골목을 누비며 돌아다니는데 기대했던 메디나 버스는 못 봤네요.
여기 사람들도 파란색을 좋아하나 봅니다.
과거에 전쟁이 있었던 곳인지 대포가 남아 있네요
메디나에서 막내를 또 한번 기겁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고양이입니다.
여기 고양이는 유럽의 애완견 수준이네요.
고양이가 어찌나 많은지~~~
거리며 가게며 집이며 고양이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막내는 고양이가 너무 너무 무섭다며 빨리 여기서 나가자고 쌩난리를 칩니다.
에휴~ 저 고양이가 뭐가 무섭다고~~~ ㅋㅋㅋ
아직 제대로 구경도 다 못 했는데~~ ㅠㅠ
거리에 무수히 많은 고양이
1시간도 구경 못 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ㅋㅋㅋ
바로 요 집들 너머가 메디나인데~~~ 코 앞에 두고서~~~
날씨는 정말 짱 좋습니다. 그냥 즐겁네요
요기 담 너머 안쪽이 메디나~~
탕헤르 항구에 위치한 모스크. 깔끔하고 현대적이네요.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없어서~~
고양이의 천국. 항구에도~~~
배에 오르면서 아쉬운 마음에 탕헤르 시내를 쳐다봅니다.
저 쪽은 아파트가 많은 걸로 봐서 잘 사는 동네 같네요.
이제 배를 타고 스페인으로 돌아갑니다.
모로코~ 맛만 보고 갑니다.
사실 진정한 모로코를 보려면 페스를 가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우리가 어찌 감히~~~
내 평생 아프리카를 또 올 리가 있겠습니까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땅을 밟아봤습니다.
이제 호주, 남미만 가면 되는데~~
남미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는 소리가 있어서~~ ㅠㅠ
캐리어 끌고 가시는 많은 분들이 한국 패키지 관광객들입니다. 설연휴라 패키지로 많이들 오셨네요.
타리파 항구도 경치가 정말 훌륭합니다
저 쪽에 있는 언덕도 운치 있고 멋지네요. 왜 이렇죠? 고향에 온 듯 감상적이 됐네요 ㅋㅋ
역시 스페인은 모로코에 비해 번화하고 거리도 깨끗합니다
여기서 탕헤르 배 티켓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싸게 파나? 아니면 투어?
론다 석양을 보기 위해 쉼없이 달립니다.
아~~ 론다 석양을 보기엔 너무 거리가 멀고 길이 꼬불꼬불합니다.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앞에 느리게 가는 차가 있어~~
도착했더니 밤이네요 ㅠ
누에보다리 야경. 가운데 문이 있는 방은 옛날에 감옥으로 쓰였다네요. 감옥이 저렇게 전망이 좋아도 되나요?
아래로는 커다란 암석이 있는데 상당히 깊습니다
그 암석 위에 집들이 지어져 있습니다. 신기하쥬?
누에보 다리 옆에 있는 스페인 국영호텔 파라도르. 비싸지만 전망이 좋다네요~
론다 시내 밤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갑니다.
밤에 봐서 그런지 론다 누에보다리는 명성만큼 제 마음에 와 닿진 않네요.
내일 날이 밝으면 다시 구경하러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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