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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 '13

12. 세도나에서 그랜드캐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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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4(목)


세도나 캐써드럴 락에 올랐습니다.

정말 난코스더군요.

애들이랑 손잡고 끌어주고 밀어주며 올라갔습니다.

다함께 정상에 오르니 참 보람차고 뿌듯했습니다.

내려오는 게 더 힘들고 위험하더군요.

그래도 조심조심 잘 내려왔습니다.


캐써드럴 락


한국에서는 우리 아이들과 등산을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 와서 등산을 해 보니 우리 아이들이 참 등산을 잘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르며 내려가며 함께 얘기하다가

한국 가서도 다 같이 등산 자주 하기로 했습니다.

등산 잘 하면 스틱도 사 주기로 하면서요.

그런데, 그 때 뿐이더군요 ㅋㅋㅋㅋ



세도나는 로터리가 참 많네요.

신호등이 거의 없고 모두 로터리였습니다.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됐는데

몇번 운전하다보니 쉽더군요.

통행량이 별로 없을 때는 로터리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도나를 떠나 플래그스태프로 향했습니다.

한적한 고속도로를 타고 여느 때처럼 크루즈를 켜고 열심히 달렸죠.

등산을 한 터라 다들 피곤했습니다.

나머지 가족들은 저만 믿고 모두들 잠자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드르르륵 하며 타이어가 무지 떨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제가 깜짝 놀라서 앞을 보니, 오른쪽으로 꺾어진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어 바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황급히 반사적으로 핸들을 오른쪽으로 확 꺾었죠.

이제는 차가 완전 갓길로 나갈려고 해서,

다시 또 왼쪽으로 꺾고, 또 오른쪽으로 꺾다가 그제서야 브레이크가 생각났습니다.

브레이크를 콱~~ 밟았고, 차는 멈추었습니다.


졸음운전이었습니다. ㅠㅠ

지금 생각해도 아주 아찔하네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늘이 도왔습니다.

미국 서부 고속도로는 한국과 다르게 중앙선이 중앙분리대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멀리 널찍이 떨어져 있고, 중앙선 쪽 가운데는 움푹 파여있고 풀로 덮여있습니다.

또한, 저 같은 사람을 고려하여 중앙선 흰선은 평평하게 페인트칠돼 있지 않고, 요철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요철을 지나갈 때 차가 떨렸던 것이고, 그 덕에 제가 깬 것입니다. 휴~~~~~~



다행히 당시 제 차 주변에는 아무 차도 없었습니다.

한적한 도로를 우리만 운행했던 것이죠.

뒤따르던 차는 저~~~~ 멀리 뒤에 1대 있었는데...

그 차도 우리를 보고 놀라서 천천히 우리를 지나갔습니다.


제가 좌우로 핸들을 마구 꺾었을 때, 뒷좌석에서 잠자고 있던 막내는 머리를 유리창에 부딪치고서는 울었죠.

미안해~~~~~~~


잠시 진정한 후 플래그스태프 숙소에 도착해서는 멘붕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죽다가 살아났으니까요.

하늘이 새로운 생명을 주신 걸로 생각하고 착한 일 하며 행복하고 열심히 살자 기도했습니다.



요즘도 우리 가족은 그 때를 얘기하며 웃기도 하고 아찔해하기도 합니다.

그 이후로는 크루즈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도 무지무지 조심하고요.. ㅎㅎ


2013.11.15(금)


메테오 크레이터를 다녀왔습니다.

입장료가 상당하더군요.

우리 가족 모두 다 해서 48$ 였습니다.

여기는 국립이 아니라 annual pass 는 적용 안 되더군요.



운석의 힘은 정말 무섭더라고요.

스쿨버스 정도만한 운석이 떨어졌는데 지름 1마일의 커다란 구덩이 파여졌습니다.

동영상도 보여주는데 그 정도 운석이 떨어지면 샌프란시스코 도심이 다 파괴될 정도더군요.

도심에 안 떨어지고 거기 외딴 곳에 떨어지길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운석이 우리나라에 안 떨어지도록 우주를 열심히 연구할 필요가 있겠구나~ 라는 것도요.


메테오 크레이터



그런데 거기는 바람이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바람이 태풍 오는 것처럼 엄청나게 불었습니다.

차문을 양쪽 동시에 열었다가 차 안에 있는 가벼운 것들은 날개 달린 것처럼 훨훨 날아가더군요.

뭐 좀 구경할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습니다.

밖에서는 10분도 못 있었어요.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제대로 나온 사진도 없어요. ㅋㅋㅋ


2013.11.16(토)


그랜드캐년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거대한 그랜드캐년!!!

장엄한 그랜드캐년 앞에 서니 인간은 한없이 작네요.

사진을 찍으니 마치 합성한 것처럼 배경은 저~~기 멀리 흐릿하네요.


그랜드캐년


그런데 여기도 정말 바람이 장난 아니더군요.

관광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바람이 불었습니다.

추워서 제대로 바깥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버스로 서쪽을 한바퀴 돌고 야바파이 박물관에서 보는 게 전부였습니다.


 


주니어 레인저 할려면 레인저 프로그램을 하나 해야 하는데

너무 추워서 못 하겠더라고요. 

걍 생략했습니다. 

이미 배지가 8개거든요 ㅋㅋㅋㅋ



저녁 먹고 오랜만에 장 봐서 딸기를 먹었습니다.

갑자기 막내가 구토를 하는 것입니다.

낮에 추워서 그랬는지 구토하고 아프니까 너무 무리하게 다녔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일은 라스베가스로 가니까 라스베가스 좋은 호텔에서 푹~~ 쉬자며 달래면서 재웠습니다.

아프지 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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