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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16

24일.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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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7.11(월)


독일 베를린으로 먼길을 떠나며,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 라이히스 아우토반을 달렸습니다.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니 역시 속도 무제한 아우토반이네요.

160km 로 달려도 1차선으로 달리면 안 됩니다.

1차선은 그냥 날라다닙니다.


한국에서는 꿈도 못 꾸는 기록적인 속도


아우토반은 정확하고 합리적인 규칙이 있습니다.

2차선으로 달리다가 앞차를 추월할 때만 1차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차선에서 앞차를 추월한 후에는 다시 2차선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3차선에서 달리는 화물차도 앞차를 추월할 때만 2차선으로 들어왔다가 끝나면 다시 3차선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규칙 때문에 우리가 2차선에서 주행하다 보면 앞에 차들이 1 2 3차선을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차들이 좌우로 막 이동하다보니 운전하다 보면 되게 복잡하고 정신 없기는 합니다.

그래도 적응하면 참 괜찮은 시스템입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나라가 될 수 밖에 없겠다는 느낌~~~

 

베를린 시내로 들어와서 숙소를 찾아 시내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빨간불이 되어 횡단보도 앞에 정차해 있는데

3명이 갑자기 차 앞에 나타나서 유리창을 세차하는 것입니다.

말로만 듣던 세차비 요구하는 사람들이네요.

미리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문 꼭 걸어잠그고, 세차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우리의 단호한 표정을 보았기 때문인지 잠시 세차하는 척하더니 그냥 다른 먹이를 찾아 가네요. ㅋㅋㅋ

미리 미리 정보를 알고 가서인지 대처하기가 쉬웠습니다.

역시 공부는 중요한 것입니다. ^^

 

숙소에 체크인하고, 잠시 밖에 나와 O2 매장에 들러 선불 유심을 샀습니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독일에서 지내야 하는데 지금까지 사용했던 3심은 독일은 안 되거든요.

750MB짜리를 15유로에 샀습니다.

12G나 되는 3심에 비하면 용량이 턱없이 작은 편입니다.

무지 아껴 써야 했습니다. ㅠㅠ


베를린 시내를 구경하러 먼저 베를린 장벽으로 궈궈~~

1961년 과거 동독이 베를린의 동, 서를 가르기 위해 이 벽을 세웠다가

1989년 붕괴된 후 기념으로 남겨둔 베를린 장벽의 일부를 보니,

당시 이념주의 냉전시대를 느낄 수 있었던 반면 현재의 독일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통일이 될 수 있을까요?


 

 

베를린 장벽


경건한 마음으로 베를린 장벽을 구경한 후 지하철을 타고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갔습니다.


지하철 표 구입중


 

석양의 브란덴부르크 문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조금만 남쪽으로 걸어내려가면, 넓은 부지에 조성된 메모리얼 투 더 머더드 쥬스 오브 유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곳은 2005년 5월 12일, 홀로코스트로 살해된 유대인 희생자를 위해 만들어진 기념비입니다. 

1만 9073㎡의 부지에 콘크리트 비석 2,711개가 격자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두께 0.95m, 너비 2.38m의 블록이 다양한 높이로 세워져 있는데, 미국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먼이 설계했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베를린 도심 중심부에 이런 기념비를 세운 것만 봐도 독일이 얼마나 과거를 반성하고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기념비를 방문한 사람들을 보면 이 곳을 공원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블록 위에 앉아서 쉬고 웃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 기념비의 취지를 느끼는 모습만 봐도 

항상 과거의 과오를 잊지 않고 자신들의 평화 의지를 되새길려는 다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메모리얼 투 더 머더드 쥬스 오브 유럽


밤늦게까지 베를린 시내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 근처 정류장에 내려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를 하며 우리끼리 떠들고 있었는데, 

옆에 동유럽 출신 같은 사람 2명이 서 있는 것을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쳤습니다.

초록불이 되어 길을 건너고 인도를 걷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우리와 그 2사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2명이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동유럽사람 : "트램 티켓을 어디서 구입하는지 아세요?"

저 : "우리는 관광객이라 잘 모릅니다."

동유럽사람 : "일본사람이세요?"

저 : "한국사람입니다"


그랬더니 "태권도" 라고 말하면서 태권도 정권찌르기 동작을 시연하더군요.

반가워서 제가 악수를 청하며 다가갔는데~~

그 때 갑자기 2명이 제게 바짝 접근하면서 다리를 거는 동작을 하더니

1명은 손을 지갑이 들어 있던 제 바지 주머니 속으로 넣었고

다른 1명은 제 손의 셀카봉에 붙어 있던 휴대폰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차~" 하며 깜짝 놀라 잽싸게 몸을 뒤로 뺐고, 제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습니다.


그 놈들은 소매치기였던 것입니다.

다행히 지갑, 휴대폰 등 도난 당하진 않았고 갑작스런 몸싸움(?)에 셀카봉만 부러졌습니다.

그 놈들은 휴대폰을 가리키며 조심하라는 말만 하고 사라졌습니다.

이 상황을 감지한 것은 저 뿐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가족들은 아빠가 갑자기 왜 저러나 하고 의아해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설명을 하니 가족들이 정말 무섭다고 빨리 숙소로 가자고 했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하니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놈들이 조금만 더 나쁜 놈들이었으면 절 폭행하고 강제로 뺏어갔을 텐데

여기가 그나마 독일이라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일까요?

지갑과 휴대폰을 뺏겼다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습니다.

 


아무리 독일 안전한 나라라 하더라도 밤에 밖에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입니다.

항상 조심 또 조심... 치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밤이었습니다.

이번 유럽 여행 중 가장 아슬아슬했던 순간을 보내고, 안도의 한숨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세차비 노리고 강제로 세차하는 사람들에다가 소매치기범까지...

베를린에 대한 인상은 완전 최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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